이변은 없었다. 여전히 BMW를 비롯한 메르세데스-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 독일 완성차 업체들의 독주가 이어졌다. 다만, 저유가와 디젤게이트 파문으로 최근 독일산 디젤차의 판매 비중은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또, 이를 틈타 미세하게나마 독일 외 유럽 브랜드와 일본 업체들이 점유율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모터그래프는 6일, 상반기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수입차 10종을 조사했다. 베스트셀링카는 BMW 5시리즈가 차지했다. 이어 아우디 A6와 메르세데스-벤츠 E시리즈가 뒤를 이었다. 특히, 아우디 A6는 올해 초반까지 5시리즈와 E클래스의 기세에 크게 밀리는 양상을 보였지만, 풀체인지를 겪으면서 판매 공백이 생긴 E클래스를 제치고 막판에 2위로 올라섰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입차 등록대수는 11만6749대로 전년 대비 2.6% 감소했다. 

브랜드별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2만4488대로 가장 많은 등록대수를 기록했다. E클래스의 풀체인지를 앞두고 구형 모델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 것이 실적에 많은 영향을 줬다. 또, 지난 1월 출시된 SUV GLC와 GLE를 비롯해 S클래스, C클래스 등 기존 모델의 꾸준한 인기도 판매량 상승에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BMW와 아우디는 각각 2만3154대, 1만3058대로 2위와 3위에 올랐고, 폭스바겐(1만2463대)이 뒤를 이었다. 4위와는 5000대 넘는 차이로 포드·링컨이 5위를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랜드로버 5502대, 렉서스 4489대, 미니 4312대, 도요타 4282대, 혼다 3112대, 닛산 2707대, 크라이슬러·지프 2659대, 볼보 2577대, 인피니티 1889대, 푸조 1875대, 포르쉐 1875대, 재규어 1576대, 캐딜락 394대, 피아트 307대, 시트로엥 233대, 벤틀리 161대, 롤스로이스 30대, 람보르기니 11대 순이다.

아래는 상반기 가장 많이 판매된 수입차 TOP10.

#1위, BMW 5시리즈…8719대

▲ BMW 5시리즈

올해 초 BMW 5시리즈의 판매량은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보다 적었다. 하지만, 풀체인지를 앞둔 E클래스의 재고 물량이 모두 소진되자 지난 4월부터 줄곧 월 판매순위 베스트셀링카에 올랐다. 결국 상반기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타이틀을 차지했다. 트림별로는 엔트리 모델인 520d가 2987대로 가장 많은 비중을 기록했고 520d xDrive가 1916대, 528i가 1258대, 528i xDrive는 916대로 뒤를 이었다. GT모델의 경우 GT ED(900대)를 포함해 총 1377대가 판매됐다. 고성능 모델 M5는 23대 팔렸다.

#2위, 아우디 A6…6823대

▲ 아우디 A6

아우디 A6가 강적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200여대 차이로 누르고 2위에 올랐다. 하지만, A6의 이 같은 실적은 ‘한여름 밤의 꿈’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이제 막 출고를 시작한 신형 E클래스의 계약 대수가 벌써 8000여대를 넘어섰으며, 출고가 본격화되면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어쨌든 상반기 결과만 놓고 봤을 때 2위에 오른 A6는 꾸준한 인기로 회사에 큰 이익을 줬다.

모델별로는 엔트리 트림인 A6 35 TDI가 2692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다음으로는 A6 35 TDI 콰트로 1895대, A6 40 TDI 콰트로 1745대 순이다. 특히, 디젤 모델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판매량 중 96%에 달하는 6523대가 디젤 모델이다. 고성능 S6는 17대 판매됐다.

#3위,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6597대

▲ 메르세데스-벤츠 신형 E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상반기 판매량은 3위에 그쳤다. 초반 BMW 5시리즈를 큰 격차로 따돌리면서 기세를 떨치던 E클래스지만 풀체인지로 인해 구형을 모두 판매하면서 물량 부족으로 판매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트림별로는 E220 블루텍이 3236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E250 블루텍 4매틱은 1634대로 뒤를 이었고, 가솔린 모델 중엔 E300이 698대로 가장 많은 판매대수를 기록했다. 고성능 모델인 E63 AMG 4매틱의 판매량은 2대에 불과했다.

#4위, BMW 3시리즈…5106대

▲ BMW 3시리즈

BMW 3시리즈의 약진도 눈에 띈다. 특히, 매월 1000대 미만의 판매량을 기록하던 3시리즈는 적극적인 프로모션과 할인으로 지난달엔 무려 1470대를 팔아치웠다. 엔트리 모델인 320d가 2617대로 가장 많이 판매됐고, 320i는 691대를 기록했다. 또, 그란투리스모는 1003대, 왜건 모델인 투어링은 49대 팔렸다. 고성능 M3는 121대로 집계됐다.

#5위, 폭스바겐 티구안…4164대

▲ 폭스바겐 티구안

하반기 풀체인지를 앞두고 있는 폭스바겐 티구안은 여전히 상위권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다만, 작년 상반기와 비교해선 15.5%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물량 부족과 디젤게이트 파문이 일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이며,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 종료를 앞둔 지난달 판매량도 전달보다 적었다.

#6위, 폭스바겐 골프…4122대

▲ 폭스바겐 골프

티구안에 이어 폭스바겐 골프는 6위에 올랐다. 티구안과 비슷한 이유로 작년에 비해 판매량이 감소했지만 하락폭은 훨씬 크다. 작년 상반기 판매량은 5617대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26.6%나 줄었다. 모델별로는 2.0 TDI가 3061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1.4 TSI는 567대, GTI와 GTD는 각각 219대, 205대씩 판매됐다. 고성능 모델인 골프 R은 70대다.

#7위,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4020대

▲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는 고가의 플래그십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E클래스에 이어 브랜드에서 두 번째로 많이 팔렸다. 모델별로는 S350d 4매틱이 1686대, S400 4매틱은 620대, S500 4매틱 606대 순이다. 최고급 마이바흐는 S500 4매틱 325대 등 총 450대가 팔렸다. 고성능 모델의 경우 S63 AMG 4매틱은 262대, S65 AMG는 2대다. S클래스 쿠페는 S63 AMG 4매틱 쿠페가 71대, S65 쿠페는 3대 판매됐다. 참고로 경쟁 모델인 BMW 7시리즈는 1158대(27위)의 판매량을 기록했고, 아우디 A8은 287대(83위) 팔렸다.

#8위,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3990대

▲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올해 초 200~300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던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는 후반부로 가면서 판매대수가 급격히 증가해 8위를 차지했다. 5월에 900대를 넘긴데 이어 지난달엔 1000대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트림별로는 C220d가 1197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C200이 1015대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는 C200d가 498대, C220d 4매틱 345대 순이다. 또, 4월 출시된 C200은 472대가 판매됐고, 고성능 모델인 C450 AMG와 C63 AMG는 각각 106대, 52대씩 팔렸다.

#9위, 렉서스 ES…2879대

▲ 렉서스 ES

일본 브랜드 중에는 렉서스 ES가 유일하게 10위 안에 포함돼 명맥을 유지했다. 모델별로는 하이브리드 버전인 ES300h가 2631대로 전체 판매대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가솔린 모델인 ES350은 248대 팔렸다.

#10위, 포드 익스플로러…2609대

▲ 포드 익스플로러

포드 익스플로러는 2609대로 간신히 10위에 올라 미국차의 자존심을 세웠다. 모델별로는 다운사이징 엔진이 적용된 2.3 모델이 2276대로 가장 많이 팔렸고, 3.5 모델의 판매량은 333대에 불과했다. 

 

한편, 지난달 독일 브랜드의 점유율은 61.2%로 70%에 육박했던 작년에 비해 큰 폭으로 감소했다. 이와 함께 줄곧 하락세를 보이던 디젤차 비중도 줄었다. 특히, 올해 처음으로 디젤차 점유율이 60% 아래로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세먼지에 의한 대기오염 논란, 디젤게이트 파문 등이 디젤차에 대한 이미지를 악화시켰고 이 결과가 자동차 판매 실적에 그대로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디젤차를 주력으로 판매해 온 독일차의 점유율도 그만큼 감소했고, 이 같은 추세는 한 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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