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에 이어 상용차 시장에도 본격적인 전동화 바람이 불고 있다. 이달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IAA 상용차 박람회 2022'에 참가한 대부분 업체는 배터리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 기반 트럭 및 버스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이가운데 상용차 업계 전통강자 만트럭버스는 대형 전기트럭 시제품 'e트럭'을 대중에 첫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화물을 실은 상태로 한 번 충전에 600~800km를 달리는 장거리 모델로, 현재 양산에 돌입한 경쟁 모델들과 비교해 주행거리가 2배 이상 길다.

만트럭은 치열한 경쟁이 예고된 전기트럭 시장에 어떻게 대비하고 있을까. 독일 하노버 IAA 현장을 찾은 알렉산더 블라스캄프 만트럭버스 회장을 만나 만트럭의 전동화 전략을 들어봤다.

만트럭버스가 이달 공개한 대형 전기트럭 시제품 'e트럭'
만트럭버스가 이달 공개한 대형 전기트럭 시제품 'e트럭'

Q. 만트럭의 전동화 전략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달라

A. 만트럭은 2030년까지 전체 판매의 절반 이상을 전기트럭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우선 2024년 초부터 e트럭을 양산, 2025년부터 대량 생산 체제로 돌입한다는 구상이다. 이에 맞춰 기존 트럭생산 거점인 독일 뮌헨 공장과 엔진 생산 공장인 뉘른베르크 공장을 각각 전기트럭 조립공장과 배터리 생산공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Q. 전기, 메탄, 수소 등 다양한 친환경 에너지원 중 전기트럭을 고수한 까닭은

A. 우리가 제공하는 e솔루션은 기술적 부분이 아닌 고객들의 요청 사항에 따른 것이다. 우리는 이미 수소연료전지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여러 차례 실증 결과 수소트럭은 2030년 이후에도 디젤트럭보다 비쌀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전기트럭의 경우 배터리 팩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큰 발전이 이루어진다. 배터리 기술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보다 효율성과 경제성이 뛰어난 전기트럭이 최적의 대안이라고 판단했다.

Q. 일부 경쟁사들은 이미 전기트럭을 판매하고 있는 만큼, e트럭 데뷔는 다소 늦어보인다

A. 우리는 이미 2018년부터 전기트럭에 대한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밴 및 중형트럭 70여대가 150만km에 달하는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 우리는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리고 있다. 제품 완성도와 솔루션, 고객 서비스 등 모든 것이 제대로 갖춰진 다음에야 비로소 차량을 판매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다. 친환경 상용차 시장의 규제 및 법안 시행은 2025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이에 맞춘 완벽한 트럭을 완벽한 타이밍에 출시하겠다.

알렉산더 블라스캄프 만트럭버스 회장
알렉산더 블라스캄프 만트럭버스 회장

Q. 전기트럭 인프라를 걱정하는 소비자가 많다

A. 고객이 디젤트럭을 전기트럭으로 전환하기 위해선 브랜드가 먼저 앞장서서 충분한 제반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고객 맞춤형 종합 서비스인 '만 e모빌리티 컨설팅'을 준비중이다. 고객사 업무 환경을 고려해 최적의 충전 계획과 주행 경로, 필요한 차량 및 충전기 개수, 절감 비용액 등 정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Q. 최근 테슬라나 니콜라 등 전기 상용차를 개발하는 후발주자들의 행보가 눈길을 끈다

A. 그들의 시장 진입은 매우 흥미롭다. 건강한 경쟁구도를 형성하면서 동시에 우리를 긴장하게 만들기도 한다. 전동화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앞당기게 만든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지난 수년간 전기트럭을 시범 운행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바로 차량 크기나 성능보다 고객과 소통이 전기트럭 보급에 더 중요했다는 점이다. 만트럭버스가 오랜 시간 화물운송시장에서 노하우를 쌓아 왔다는 점이 우리의 가장 큰 경쟁력이 될 것이다.

Q. 언제쯤 한국 시장에서도 만트럭 전동화 모델을 기대할 수 있나

A.  빠르면 2025년이나 2026년 전기트럭을 투입할 수 있다. 한국 시장에서 만큼은 품질에 더욱 엄격해야 한다는 교훈을 지난 수년간 얻었다. 먼저 유럽에서 충분한 검증을 거친 뒤 한국 시장에 전기트럭을 출시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특히 개인 오너 차주가 많은 한국은 대형 전기트럭으로 전환되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더 효율적이고 엔진 성능이 개선된 디젤트럭을 출시하고, 이에 걸맞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현재 한국 시장에서 우리가 무엇보다 집중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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