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그룹 산하의 스포츠카 브랜드 알핀이 한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이들은 판매는 물론 직접 생산까지 고려 중이다.

알핀의 로랑 로씨 CEO는 최근 '2022 파리모터쇼' 현장에서 본지와의 인터뷰를 갖고, "두 개 정도의 모델을 한국에서 생산하고, 판매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한국에서 알핀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된 뒤 '우리도 뭔가 해야 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라고도 덧붙였다. 

알핀은 지난 1955년 르노 딜러를 운영하던 장 디렐 리가 설립한 회사다. 1960~1970년대 유럽의 모터스포츠 무대를 주름잡았고, 1973년에는 르노그룹에 편입돼 포뮬러 원(F1) 등 다양한 모터스포츠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고성능 경량 스포츠카 브랜드다. 

이들은 다양한 라인업을 확충해 향후 전기차와 수소차만을 판매한 브랜드로 거듭날 계획이다. 당장 판매중인 양산차는 스포츠카 A110 뿐이지만, 향후 전기 SUV는 물론 수소차의 이점과 순수 전기차의 특성을 결합한 고성능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검토하고 있다.

로씨 CEO의 이 같은 발언만 놓고 보면, 그의 한국 방문이 국내 생산 및 판매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비춰진다. 그는 지난 11일 르노그룹의 루카 데 메오 회장 방한 당시 르노코리아 관계자들과 부산공장 시설을 둘러본 바 있다. 

(오른쪽부터) 지난 11일 한국을 찾은 르노디자인 로렌스 반 덴 애커 부회장, 알핀 로랑 로씨 CEO, 르노그룹 프랑수아 프로보 부회장
(오른쪽부터) 지난 11일 한국을 찾은 르노디자인 로렌스 반 덴 애커 부회장, 알핀 로랑 로씨 CEO, 르노그룹 프랑수아 프로보 부회장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도 전기차는 물론, 알핀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이 나온 것도 기대감을 높인다. 데 메오 회장은 당시 기자회견 중 전기차 생산 및 알핀의 국내 판매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전기차 생산과 관련해) 다양한 카드를 쥐고 있으며 문을 닫아두지만은 않겠다"고 답하는가 하면, "알핀이 한국에서 얼마나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를 지켜보고 있는 단계"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는 알핀의 국내 생산 가능성이 단순 내수 판매만을 위한 건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혜택을 바탕으로 북미는 물론 아시아 주요 시장에 신차를 내보낼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데 메오 회장도 이 같은 우리나라의 산업환경을 바탕으로 한국이 매력적인 수출 기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르노그룹 차원에서도 알핀을 독립적인 브랜드로 키워낼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안다"며 "국내 생산이 결정된다면 르노코리아 입장에서는 상당한 생산 물량을 배정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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