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찾은 곳은 미국 자동차 문화의 정수이자 정말 보기 힘든 컬렉션을 소유한 썬더돔 뮤지엄. 상당히 특별한 곳이다. '포드 가이'라고 불리는 트로이가 운영하고 있어서다.

#포드와 GM이 다른점

"GM은 부품이 정말 많아요. 반면 포드는 스포츠카나 튜닝용 부품이 생각보다 많지 않고, 엔진도 손을 댈 만한 부분이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 레이싱 디비전이 아닌 이상 포드 엔진을 튜닝 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일이에요"

포드와 GM의 차이에 대해 트로이는 이렇게 말한다. 실제로 미국의 자동차 문화권에서는 GM과 그 산하의 폰티악, 쉐보레 같은 디비전이 인기가 높다. 아무래도 생산 대수가 많고 튜닝에 관련된 부품이 많기 때문이다. 이렇다보니 GM 차들은 원형 복원부터 랫로드, 핫로드, 레스토모드 등 다양한 변형이 가능하다. 반면 포드는 몇몇 차종을 제외하면 GM에 비해 인기가 떨어진다.

썬더돔 뮤지엄을 운영중인 '포드 가이' 트로이
썬더돔 뮤지엄을 운영중인 '포드 가이' 트로이

그럼에도 트로이는 포드는 물론 클래식카 전반의 복원, 정비, 컨설팅  분야에서 손에 꼽히는 인물이다. 본인의 컬렉션을 모아 박물관을 열었고, 각종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개인적인 작업을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알찬 규모의 썬더돔 뮤지엄

건축업으로 성공한 사업가였던 트로이는 자동차 마니아들이 좋아할 만한 공간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썬더돔 뮤지엄을 구상했다고 한다. 썬더돔이라는 이름도 흥미로운데, 박물관이 있는 이넘클로(Enumclaw)라는 지역의 어원은 원주민 부족의 말로 ‘천둥소리’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오래된 공장 건물을 증축한 정비피트 건물이 돔 모양인것도 한 몫 한다.

 포드는 몇몇 차종을 제외하면 GM에 비해 인기가 떨어진다.
포드는 몇몇 차종을 제외하면 GM에 비해 인기가 떨어진다.

현재 썬더 돔 뮤지엄이 소장한 차종은 약 120여대. 대부분은 트로이가 직접 복원한 차들이며, 1950년대부터 1970년대를 풍미했던 미국 대표 스포츠카가 대부분이다. 이 중에는 차대번호가 없는 테스트용 포드 GT40 르망 프로토타입도 있다. 

박물관은 한적하고 고즈넉하며, 깔끔하게 정돈된 모습이다. 박물관보다 클래식카 쇼룸에 더 가까운 큐레이팅과 구성은 누구나 쉽게 오래된 자동차를 보다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친절한 설명도 빼놓지 않았다. 

#쉘비 코브라의 진정한 가치

많은 이들이 미국 스포츠카 중 가장 유명한 차로 쉘비 코브라를 꼽는다. 원래는 영국의 AC카즈에서 제작한 소형 로드스터가 원형인데, 미국의 레이서인 캐롤 쉘비가 유럽의 경량 섀시에 미국의 대배기량 엔진을 올리면서 미국에서는 쉘비 코브라라는 이름으로 판매했다. 

많은 이들이 미국 스포츠카 중 가장 유명한 차로 쉘비 코브라를 꼽는다.
많은 이들이 미국 스포츠카 중 가장 유명한 차로 쉘비 코브라를 꼽는다.

트로이가 소유한 코브라는  CSX 시리얼을 가진 모델이다. 쉘비 코브라, 그리고 데이토나 쿠페로 불리기 위해선 427 엔진과 이 시리얼이 필요한데,  CSX 시리얼이 허용되는 회사는 슈퍼포먼스와 쉘비 아메리카 두 회사뿐이다. CSX 시리얼이 없다면 말 그대로 레플리카라고 할 수 있다. 

1962년 처음 모습을 드러낸 쉘비 코브라는 초기에는 포드 289 엔진(4.7ℓ) 사용했으며, 1963년식인 MkII부터 포드 윈저 엔진을 튜닝한 427(7.0ℓ) 엔진을 사용했다. 섀시 역시 초기에는 스틸 파이프 프레임에 알루미늄 패널을 사용했으나 이후에는 스틸과 FPR 패널을 사용하기도 했다. 

지금은 새롭게 출범한 쉘비 아메리카가 각종 소유권을 모두 정리하면서 지금은 쉘비에서 튜닝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 
지금은 새롭게 출범한 쉘비 아메리카가 각종 소유권을 모두 정리하면서 지금은 쉘비에서 튜닝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 

강력한 성능에 많은 사람들이 쉘비 코브라를 선망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쉘비의 방만한 경영과 마케팅에 치중한 판매 전력 때문에 회사의 수익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여기에 1980년대 코브라 상표권을 포드가 매입하면서 더 이상 코브라라는 이름도 사용할 수 없게됐다. 쉘비 역시 도산하면서 나머지 상표권도 주인 없는 신세로 꽤 오랜 시간을 떠돌았다. 그나마 지금은 새롭게 출범한 쉘비 아메리카가 각종 소유권을 모두 정리하면서 지금은 쉘비에서 튜닝 엔진을 공급하고 있다. 

가장 뛰어난 가치를 인정받는 차는  미국의 슈퍼포먼스가 AC 카즈의 설계 그대로 제작한 차다. 비록 오리지널 모델은 아니지만,  427 엔진이 있고 슈퍼포먼스에서 제작했다면 일단 오리지날 쉘비 코브라에 거의 근접하는 가치를 갖는다. 

#막간 상식 : '미국 스포츠카'라고 머슬카가 아니더라

V8 엔진을 올린 미국산 스포츠카를 '머슬카' 라고 부르지만, 미국산 스포츠카를 분류하는 기준은 스포츠, 머슬, 포니 등으로 세분화되어있다. 
V8 엔진을 올린 미국산 스포츠카를 '머슬카' 라고 부르지만, 미국산 스포츠카를 분류하는 기준은 스포츠, 머슬, 포니 등으로 세분화되어있다. 

미국의 자동차 문화를 논할때 특유의 스포츠카를 빼놓을 수 없다. 흔히 V8 엔진을 올린 미국산 스포츠카를 '머슬카' 라고 부르지만, 미국산 스포츠카를 분류하는 기준은 스포츠, 머슬, 포니 등으로 세분화되어있다. 

스포츠에 해당하는 차는 콜벳이나 바이퍼 같은 최고 등급에 해당하는 말 그대로 '스포츠카'다. 머슬카는 직선 위주(드래그)의 스트리트 레이스를 위해 제작된 V8 엔진의 쿠페, 포니카는 틴 에이지(운전면허를 갓 취득한 10대)에 마케팅 포인트를 둔 스포티한 느낌의 쿠페 정도로 정리할 수 있다. 참고로 포드 머스탱이나 쉐보레 카마로는 원래 포니카로 출발한 모델이다.

이와 별개로, 혹자는 미국 자동차 문화가 불필요한 큰 엔진과 풍요롭던 시절만 추억한다고 평가한다. 변화를 선호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사실 미국 자동차 문화는 지역, 차종, 인종에 따라 매우 다양하다. 클래식카도 마찬가지다. 정통 클래식카는 물론 랫로드나 핫로드, 슬리퍼 등등 유저에 따라 같은 차를 만나기 힘들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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