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만의 스마트 엔지니어링 덕분에 가능합니다."
GM의 크레이그 릭 엔지니어는 29일 서울 신사동 하우스 오브 GM에서 가진 모터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트랙스의 경량화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쉐보레 카마로, 콜벳, 캐딜락 에스컬레이드-V 등 GM의 고성능차 설계에 참여해온 퍼포먼스 전문가다.
그가 언급한 스마트 엔지니어링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기반의 설계 기법이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주행상황을 구현하고, 이 과정에서 하중이나 부하가 실리는 부분만을 집중적으로 보강하는 방식이다. 그렇지 않은 부분은 각종 요소들을 들어내 강성과 경량화를 동시에 잡을 수 있다.
그 결과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동급에서 가장 큰 덩치(전장 4540mm, 전폭 1825mm, 휠베이스 2700mm)에도 무게는 1340kg에 불과하다. 차체가 더 작은 현대차 코나와 기아 셀토스가 1420kg, 1405kg(1.6 터보 2WD 기준)로 100kg 가까이 무겁다는걸 감안하면 상당한 수준의 경량화다.
릭 엔지니어는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타협'은 없었다고도 강조했다. "엔지니어들 모두가 '좋은 차'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이 과정에서 성능과 관련해서는 양보하지 말자는 의견이 강했다"며 "그 결과 핸들링이나 승차감 측면에서도 가격대보다 훨씬 뛰어난 성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사륜구동을 제공하지 않은 이유로는 효율성을 꼽았다. 다양한 극한 상황에서 차량을 시험했지만, 전륜구동만으로도 충분한 퍼포먼스를 발휘했다는 입장이다. 그는 "사륜구동이 없다고 해서 딱히 불리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실내 공간을 더 넓게 잡을 수 있었고 이 부분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결정적인 요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연구개발 과정에서 한국GM과 미국 본사간의 긴밀한 '팀워크'도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성공 요인이었다고 자평했다. 그는 "한국에서 낮에 만들어진 결과값을 보내면 밤 중에 미국에서 그 데이터를 받아 다음날 아침에 피드백 해주는 굉장히 효율적인 업무 구조를 갖고 있었다"며 "전 세계에서 축적된 노하우와 데이터들을 공유해서 차량 개발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고, 이 과정에서는 한국GM이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지난 2월 첫 선적이 시작된 이후 5월까지 4만8000여대가 수출됐다. 국내 시장에서도 사전계약 7일만에 1만3000건의 계약이 몰리는 등 국내외에서 꾸준한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