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성자동차 노조가 2일 인천 서비스센터에서 두 번째 집회를 열고 조업을 중단했다. 다른 서비스센터와 전시장에서 근무중인 직원들까지 업무 거부에 동참하며 곳곳에서 차량 수리 및 소비자 응대 업무 마비가 이어졌다. 

2일 인천 서비스센터에서 진행된 한성자동차 노조 파업 집회 (한성자동차 노조 제공)
2일 인천 서비스센터에서 진행된 한성자동차 노조 파업 집회 (한성자동차 노조 제공)

이번 파업에는 300여명 이상의 직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성자동차가 모기업인 말레이시아 레이싱홍에 3년간 4000억원을 배당하면서도, 올해 임금 인상에 100억원만을 썼다며 임금과 수당 인상을 포함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파업 참가자 대부분은 MZ 세대라고 불리는 2030층이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대부분은 연차가 낮은 직원들로, 이들은 최저임금과 다를 바 없는 저임금 구조에 시달리고 있다는 입장이다. 1년차와 2년차간의 급여 차이가 5만원이 채 되지 않는 데다, 6년차와의 격차도 20만원이 채 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한성자동차 울프 아우스프룽 대표이사
한성자동차 울프 아우스프룽 대표이사

이들은 한성자동차를 '젊은 회사'라고 강조했던 울프 아우스프룽 대표의 발언(4월 7일 본지 보도)에도 쓴웃음을 지었다. "직원의 70%가 2030일 정도로 젊은 기업이며 이런 점에서 한성자동차는 Z세대에 해당한다"고 말했던 그의 말과 달리 2030 근로자들의 처우 개선에 별다른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파업에 참가한 서비스센터 근로자는 "경력직을 채용 할 때 공업사 출신이라면 경력의 절반만이 인정되고, 타 브랜드 출신이어도 메이저 회사가 아니면 경력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급여도 문제지만, 기형적인 인사고과제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비스센터만의 문제는 아니다. 영업직 사이에서도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많은 딜러들이 '저성과자'로 낙인 찍히는 PIP 교육에 입소하지 않기 위해 사비를 들여 할인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출혈 경쟁이 계속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PIP교육 철폐, 인센티브 제도 개선, 벤츠코리아의 직판 및 온라인 세일즈 움직임에 대한 대처 방안 등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성수 서비스센터에서 진행된 한성자동차 노조 파업 출정식(금속노조 제공)
지난달 성수 서비스센터에서 진행된 한성자동차 노조 파업 출정식(금속노조 제공)

노조에 소속된 한 딜러는 "영업 일선에서는 인센티브제와 특정 금융상품 강요 및 온라인 판매로 인한 일감 감소가 문제"라며 "내부적으로 비슷한 의견을 가진 동료들이 많다보니 노동조합까지 결성되는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성자동차 사측은 강경한 자세를 유지하고 있다. 대화의 문을 열어두겠다면서도 정작 지난달 28일 예정됐던 추가 교섭에는 응하지 않았다. 예정된 협상 테이블에 나오지 않은 이유에 대한 설명 없이 추가적인 교섭 일정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으로는 내부정보망을 통해 물리적 충돌과 불법 행위가 발생할 경우 단호하게 대처하겠다고 분명히 밝혔다. 특히, 쟁의 과정에서 발생한 위법 행위에 대해서는 법령에 따라 조처를 할 수밖에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성자동차 성수 서비스센터에 붙어있는 선전물 (한성자동차 노조 제공)
한성자동차 성수 서비스센터에 붙어있는 선전물 (한성자동차 노조 제공)

한성자동차 사측은 "노조 측과 임금 및 근로조건에 관하여 성실하게 교섭해왔지만 노조는 회사가 현실적으로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을 제시해왔다"며 "최근 불안한 글로벌 경제 상황은 회사의 경영 환경에도 상당한 어려움을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한편, 한성자동차 노조는 지난달 26일 성수 서비스센터에서 오후 정비 업무를 멈추며 파업에 돌입했다. 서비스센터가 조업을 중단했고, 300여 명이 업무 거부에 동참했다. 이들은 식대 10만원 신설, 설·추석 여름휴가 상여금 지급, 근속 수당 신설 등을 공통 조건으로 내걸었고, 판매 인센티브 인상(영업), 기본급 20만원 및 자격 수당 10만원 신설·증액(비영업) 등을 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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