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i5의 국내 주행거리가 예상보다 낮게 나왔다. 특히, 유럽 기준보다 32%나 떨어지며 경쟁 모델인 메르세데스-벤츠 EQE보다 짧아졌다. 

BMW i5
BMW i5

BMW 신형 5시리지 기반의 전기차 i5가 지난 4일 환경부의 배출가스 및 소음 인증을 마쳤다. 주력 차종으로 예상되는 eDrive40로, 83.92kWh 배터리팩과 후륜 싱글모터를 탑재해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3.8kgf·m을 발휘한다. 

문제는 주행거리다. 인증받은 주행거리는 399km로, 유럽 WLTP 기준인 586km보다 무려 31.9%나 하락했다. 아무리 국내 측정 조건이 유럽보다 보수적이라지만, WLTP와 이렇게 차이나는 경우는 매우 이례적이다.

덕분에 i5는 직접적인 경쟁 차종인 벤츠 EQE 350+보다 짧게 국내에 출시된다. EQE 350+는 WLTP에서 i5 eDrive40보다 낮은 545km를 받았지만, 국내에서 18% 줄어든 471km를 인증받으며 i5를 앞서게 됐다. 유럽에서는 i5가, 우리나라에서는 EQE 350+ 더 긴 기이한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메르세데스-벤츠 EQE
메르세데스-벤츠 EQE

짧아진 주행거리 때문에 에너지 효율도 달라졌다. i5 eDrive40와 EQE 350+의 배터리팩 용량은 각각 83.92kWh, 88.89kWh다. WLTP 기준으로는 i5가 6.98km/kWh로 EQE(6.13km/kWh)보다 효율이 더 좋지만, 우리나라에서는 EQE(5.3km/kWh)가 i5(4.75km/kWh)보다 우수한 것으로 뒤바뀐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전기차 주행거리의 가장 중요한 변수인 차체 무게에서도 i5가 EQE보다 가볍기 때문이다. 실제로 i5 eDrive40의 무게는 2250kg로, EQE 350+(2355kg)보다 105kg나 가볍다. 물론, EQE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EVA)으로 만들어졌다는 장점이 있지만, i5에 사용된 공용 아키텍쳐(CLAR)의 효율도 나쁘지 않다. 이미 CLAR로 제작된 전기차인 i4와 i7도 400km 이상을 확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인증 업계 한 전문가는 "국내 측정 조건은 거의 모든 기능을 작동시킨 채 주행해야하는 가혹 조건으로 측정되고 있는 만큼, BMW가 국내 상품화 과정에서 어딘가 놓친 부분이 있지는 않을까 추측된다"고 설명했다. 

BMW코리아는 빠르면 올해 중 i5를 국내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출시에 앞서 재인증 절차를 거칠지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BMW i5 인증 데이터 (출처: 환경부)
BMW i5 인증 데이터 (출처: 환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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