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의 노·사 갈등이 계속되는 가운데, 임직원 평균 연봉이 8719만원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근로자들의 처우가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노조를 비판하는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과연 사실일까?

주장 근거는 일부 언론사들이 인용한 '벤츠·BMW·아우디 주요 딜러사 연봉'이라는 차트다(기사 하단 참고). 각사에서 받은 자료로 만들었다는 표에는 한성자동차 임직원 평균 임금이 8719만원이라는 내용과 함께 더클래스효성과 KCC오토, 도이치모터스, 코오롱모빌리티 등 주요 딜러사들의 평균 급여가 함께 나와있다.  

일단, 한성자동차 8719만원의 실상은 달랐다. 감사보고서를 인용했다는 주장과 달리, 대조해 본 숫자는 맞지 않았다. 직급과 연차 구분 없이 산출했다 하더라도 심하게 과장되어 있었고, 기업정보 포털과 구직 사이트에 나와 있는 재직자들의 실수령액과 비교해도 설득력이 떨어졌다. 

한성자동차가 제출한 2022년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급여 항목으로 지출된 금액은 1236억6062만1558원이다. 보고서에 신고된 임직원 수(2026명)로 나누면 평균 임금은 6103만6831원이 된다. 일부 언론을 통해 보도된 평균(8719만원)보다 2600만원 이상 부풀려졌다. 

한성자동차 성수 서비스센터에 걸린 현수막 (한성자동차 노조 제공)
한성자동차 성수 서비스센터에 걸린 현수막 (한성자동차 노조 제공)

게다가 6103만6831원에도 상당한 '허수'가 숨겨져 있다. 비상장회사인 한성자동차 특성상 고소득 임원의 수가 어느 정도며, 얼만큼의 보수를 받았는지 알 수 없다. 더욱이 판매 실적에 따라 인센티브를 받는 영업사원들과 고정 임금을 받는 비영업직 근로자들을 같은 선상에 놓고 볼 수도 없는 일이다. 

비교군으로 언급된 다른 딜러사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한 딜러사 관계자는 "출처가 어떤 곳인지 도무지 알 방법이 없다"며 "구체적인 임직원의 급여는 개인 정보상 공개할 수 없지만, 매우 과장된 데이터"라고 지적했다.

기업 정보 사이트와 구직 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평균 임금은 더 낮았다. 잡코리아에 따르면 한성자동차의 평균 연봉은 4899만원, 신입사원 초봉은 3117만원 이었다. 특히, 전체 근로자의 45%가 3000만원 미만을 받는 것으로 나와 있다. 

20~24세의 평균 연봉은 2656만원, 25~29세는 2797만원이었으며, 30~34세 근로자도 3134만원에 그쳤다. 울프 아우스프룽 한성자동차 대표는 "직원의 70%가 2030일정도로 젊으며 이런 점에서는 Z세대에게 해당하는 회사"라고 자평했는데, 실제 직원 처우는 달랐다.  

한성자동차 평균 임금 데이터 (출처: 잡코리아)
한성자동차 평균 임금 데이터 (출처: 잡코리아)

취재 결과 한성자동차 서비스센터 3~5년 차 근로자들의 월 실수령액은 200만 가량에 불과했다. 그마저도 식대 10만원과 야근 수당 등을 포함하지 않는다면 200만원이 되지 않는 경우도 더러 있었다. 

자신을 노조 소속이 아니라고 소개한 서비스센터 근로자 A씨는 "연 8000만원 이상을 받는 상황이라면 기본급 인상 20만원을 두고 이렇게 첨예한 대립을 이어오고 있지도 않았을 것"이라며 "임직원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2030층의 임금이 얼마인지를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한성자동차 역시 일부 언론사가 '각 사 출처'로 인용한 '벤츠·BMW·아우디 주요 딜러사 연봉' 데이터와 관련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일부 보도에 인용되어있는 주요 딜러사 평균 연봉. 감사보고서 대조 결과는 물론 임직원들의 실제 연봉 대비 과장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일부 보도에 인용되어있는 주요 딜러사 평균 연봉. 감사보고서 대조 결과는 물론 임직원들의 실제 연봉 대비 과장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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