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조가 사측이 제시한 2023 임금 및 단체협약(이하 임단협) 제시안을 "기대 이하"라며 거부했다. 현대차는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성과금으로 750만원과 기본급의 300%, 주식 10주 지급 등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현대차 노사의 교섭 모습(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홈페이지)
과거 현대차 노사의 교섭 모습(사진=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차지부 홈페이지)

현대차 노사는 5일 제19차 2023 임단협 본교섭을 진행했다. 노사는 앞서 여러 차례 협상 테이블에 마주앉았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날 노조 측은 사측에게 임금 부분 제시를 촉구했고, 사측은 정회를 거듭한 끝에 새로운 안을 내놨다.

사측 안에는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성과·격려금으로 기본급의 300%와 750만원, 주식 10주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현대차 이동석 대표이사는 "회사가 결단할 수 있도록 노조에서 도와주길 바란다"라며 "오늘 임금안 제시로 국면 전환이 되면 좋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지난해 임금 협상과 비슷한 수준이다. 현대차 노사는 지난해 기본급 9만8000원 인상, 성과 및 격려금 300%+550만원, 주식 20주, 전통시장 상품권 25만원 지급 등에 합의한 바 있다. 기본급 인상 폭은 늘어났지만, 주가 등을 고려하면 성과·격려금은 작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에 대해 노조 안현호 지부장은 "회사의 눈부신 성과나 조합원의 기대치를 봤을 때 한참 부족하다"라며 거부했다. 다만, "회사가 고민한 흔적은 보인다"라며 계속해서 협상 테이블에 앉을 것을 시사했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달 28일 파업권을 확보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가 지난해 매출액 142조5275억원, 영업이익 9조8198억원 등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만큼 노조 측의 요구가 무리한 수준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업계 한 전문가는 "현대차의 작년 매출은 2021년 대비 21.2%, 영업이익은 47.0% 늘었다"면서 "노조가 파격적인 대우를 원하는 것은 사측도 예상했던 일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노조 역시 당장 파업권을 사용한다기보다는 사측에 대한 협상력을 높일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며 "노사가 계속해서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극적 타결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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