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14일 테크데이를 개최하고 아이오닉5 N의 고성능 기술을 공개했다. 서킷 주행 능력과 내구성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고, 전기차에서는 만끽할 수 없는 진동과 사운드를 보강하는 등 '감성'도 충족시켰다.

# 뼈대부터 다르다

아이오닉5 N은 강성을 높인 'N 특화 섀시'가 적용됐다. 강력한 성능에 동반되는 하중을 견디기 위해선 보강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공차중량은 이전보다 100kg 증가했지만, 차체와 섀시를 효율적으로 보강해 안정성과 역동성을 동시에 잡았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현대차 아이오닉5 N
현대차 아이오닉5 N

전륜에서는 서브 프레임 횡 방향을 보강하고, 스테이가 추가됐다. 이를 통해 전륜 횡 강성은 기존 아이오닉5 대비 15% 높아졌다. 스트럿 링과 카울 크로스바 마운트도 추가돼 선회 반응성과 한계 성능이 향상됐으며, 이에 따라 전반적인 핸들링 성능도 높아졌다.

후륜 크로스 멤버 및 서스펜션 암도 보강됐다. 이를 통해 후륜 횡 강성은 16% 향상됐으며, 대폭 높아진 뒷바퀴 전달 출력을 안정적으로 버틸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휠하우스 안쪽의 차체를 보강해 비틀림 강성이 11% 증대됐으며, 차체 주요 개구부는 용접점과 구조용 접착제 사용 비중이 확대돼 더욱 단단한 차체가 완성됐다.

# 회생제동, 효율보단 성능을 위해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회생제동 시스템의 개념도 바꿨다. 아이오닉5 N의 회생제동 시스템은 효율성 중심이 아닌 차량의 제동 성능을 극대화하는 데 활용됐다.

현대차 아이오닉5 N
현대차 아이오닉5 N

대표적인 게 'N 페달'이다. N 페달은 기존의 i-페달(i-Pedal)에 비해 더욱 강력한 회생제동과 빠른 모터 응답성을 지녔다. 이를 통해 운전자가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면 빠르게 감속을 진행하고, 신속한 하중 인동과 민첩한 선회 거동으로 날카로운 코너링을 가능하게 한다.

'N 브레이크 리젠'은 기계식 브레이크의 사용을 줄여 제동 성능 저하 없이 트랙을 달릴 수 있게 한다. 급격한 감속이 자주 발생하는 구간에서는 회생제동 개입 비중을 높이고, 이에 따라 주행 환경에 따라 회생제동 비율을 가변적으로 제어해 제동 부하를 최소화한다.

성능만 중요시한 건 아니다. 세계 최초로 0.6G의 고감속 영역에서도 에너지 회수가 가능한 구조가 적용됐다. ABS가 개입하는 조건에서도 최대 0.2G까지 회생제동이 작동돼 다양한 여건에서도 동력을 회수하고,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게 됐다.

# 드래그도, 서킷 어택도 얼마든지!

아이오닉5 N에는 배터리 온도를 최적화하는 'N 배터리 프리컨디셔닝' 기능도 탑재됐다. 본격적인 주행에 앞서 배터리 온도를 조절해 최적의 주행 조건을 제공하는 기능이다. 

현대차 아이오닉5 N
현대차 아이오닉5 N

배터리 컨디셔닝은 드래그 모드와 트랙 모드로 구분된다. 드래그 모드를 선택하면 배터리 온도가 30~40도 사이로 예열돼 단시간에 최대 출력을 낼 수 있다. 트랙 모드에서는 배터리 온도가 20~30도 내외로 조절돼 세션 후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출력 저하 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고, 주행 중 충전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N 레이스 모드는 트랙에서 더 빨리 달릴 수 혹은 더 오래 달릴 수 있는 기능이다. 스프린트 모드에서는 배터리 냉각 성능이 강화되고, 배터리 소모량이 조절되며, 엔듀런스 모드에서는 여기에 출력도 일정 부분 제한된다. 현대차 측은 스프린트 모드는 타임어택, 엔듀런스 모드는 내구 레이스에 최적화되어 있는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 안전하고 밀도 높은 4세대 배터리

아이오닉5 N은 배터리도 다르다. 4세대 배터리 셀은 고용량 신규 소재를 적용하고 셀 설계 및 공정 최적화 과정을 거쳤다. 에너지 밀도는 670Wh/L로, 기존보다 8.4% 향상됐으며, 급속 충전 성능과 높은 내구성도 갖췄다.

현대차 아이오닉5 N
현대차 아이오닉5 N

배터리 제어 시스템도 더욱 고도화됐다. 실시간 사전 안전 진단, 고성능 특화 주행·충전 제어 등이 가능한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attery Management System, BMS)이 탑재됐고,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OTA)를 활용해 늘 최신 상태로 유지된다.

냉각 기술도 한 단계 발전됐다. 배터리 케이스와 냉각 채널이 일체화돼 열전달 경로가 줄었고, 배터리와 냉각 시스템 간의 열전도율이 높아져 방열 성능도 향상됐다. 셀 내부에는 내화 시트가 추가됐다. 이를 통해 화재가 발생하더라도 불이 확산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게 됐다.

# 전기차에서 만끽하는 '사운드'

아이오닉5 N은 전기차지만, 내연기관 고성능 차 못지않은 '주행 감성'도 갖고 있다. 변속이 되는 듯한 느낌을 모사하고, 특유의 사운드가 추가돼 달리는 재미가 늘었다.

현대차 아이오닉5 N
현대차 아이오닉5 N

N e-쉬프트는 모터를 활용해 특유의 변속감을 제공한다. 기어 단에 따라 달라지는 엔진브레이크 느낌과 공회전 시의 거동이 구현되며, 가상의 rpm과 기어 단수가 표시돼 직관적인 주행 환경이 제공된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듀얼클러치 변속기의 느낌을, N 모드에서는 시퀀셜 변속기의 감각을 모사했다.

N 액티브 사운드 플러스는 주행 정보를 바탕으로 가상 사운드를 제공한다. 아반떼 N의 엔진음을 계승한 이그니션 모드, N 2025 그란투리스모의 게임 속 사운드를 구현한 에볼루션 모드, 제트기 소리에서 영감을 얻은 슈퍼소닉 상태 등이 지원되며, 현대차 최초로 프렁크와 후방에 스피커를 탑재해 외부에서도 소리를 들을 수 있게 했다.

아이오닉5 N은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며, 개별소비세 5% 및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적용한 가격은 7600만원이다. 국고보조금은 301만원이며, 지자체별 보조금 추가 지급 규모에 따라 실구매가는 더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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