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배터리를 사용하는 전기차는 화재가 발생하면 불길을 잡기 어렵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해 전기차 화재를 더욱 불안해한다. 더욱이 높은 출력을 사용하는 고성능 전기차라면 배터리 온도는 삽시간에 높아질테고, 또 서킷을 달리는 상황이라면 고온 현상이 계속 유지되며 배터리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현대차는 소비자들의 이런 불안감을 어떻게 대처했을까.

현대차 아이오닉5 N
현대차 아이오닉5 N

14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아이오닉5 N 테크데이'에서 만난 연구원들은 다양한 기술로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부분을 해소했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매니지먼트 시스템(BMS)을 고도화하고, 주행 상황에 따른 특화 제어 기능을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냉각 성능을 향상해 '과열'에 대한 우려도 불식시켰다.

아이오닉5 N 배터리 시스템 설계에 참여한 이건구 책임연구원은 "아이오닉5 N의 배터리 하우징에는 내화 시트가 적용되어 있다"며 "이를 통해 화재가 발생했을 때 인근 배터리로 불이 옮겨붙는 현상을 최대한 지연시켰고, 화재 시 발생하는 가스를 배출시킬 수 있는 밸브도 추가했다"고 설명했다.

배터리 제어 기술도 더욱 고도화됐다. 아이오닉5 N의 BMS는 실시간 사전 안전 진단 기능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배터리에서 이상징후가 발생할 경우 '안전 모드'에 진입해 주요 기능들을 제한하고, 경고등을 띄워 정비를 유도한다. 제어기는 소프트웨어 무선 업데이트(OTA)를 통해 늘 최신 상태를 유지한다.

현대차그룹 전기차전용 플랫폼 'E-GMP'
현대차그룹 전기차전용 플랫폼 'E-GMP'

냉각 측면에서는 배터리 케이스와 냉각 채널을 일체화한 게 특징이다. 배터리와 냉각 시스템 간의 열전도율을 높여 방열 성능을 향상했고, 이를 통해 배터리에서 발생한 열이 빠르게 빠져나갈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 측에 따르면, 뉘르부르크링 1 랩을 주행하고 난 뒤에도 아이오닉5 N의 배터리 온도는 30도 내외를 유지했다.

이건구 책임은 "배터리를 가득 채운 상황에서 인제 스피디움 한 세션을 주행하는 데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며 "평균 랩타임을 2분 내외로 가정할 때, 10바퀴 정도를 멈추지 않고 주행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이 외에도 다양한 고성능 기술을 집약했다. 강력한 성능에 동반되는 하중을 견디기 위해 N 특화 섀시가 적용됐고, 전기차의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회생제동 시스템의 개념도 바꿨다. 전기차지만, 내연기관 고성능 차 못지않은 주행 감성도 갖고 있다.

아이오닉5 N은 단일 트림으로 운영되며, 개별소비세 5% 및 친환경차 세제 혜택을 적용한 가격은 7600만원이다. 국고보조금은 301만원이며, 지자체별 보조금 추가 지급 규모에 따라 실구매가는 더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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