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한 해 동안 국내 제조사 성적표가 공개됐다. 현대 기아는 웃었지만, 르노코리아자동차는 전년 대비 큰 혹으로 하락했다. 한국지엠은 오랜만에 성장세에 접어들었지만, 낙폭을 메꾸기는 역부족이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 제네시스로 구성된 현대차그룹은 2023년 한 해 국내 자동차시장의 91.44%를 차지했다. 2022년 88.59% 점유율에서 크게 성장한 것이다. 사실상 국내에서 판매된 신차 10대 중 9대가 현대차그룹이었다. 이름을 변경하고 새로운 출발을 알린 KGM은 전년 대비 8% 가까운 하락으로 주춤했다. 르노코리아와 한국지엠은 사실상 수출 전문 회사 역할을 자초하고 있어 점유율 쏠림 현상이 더욱 커졌다.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국내 소비자 대부분은 내연기관 자동차를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한 해 전기차는 11만7308대가 판매돼 전체 판매 대비 8.24% 점유율을 갖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직은 10명 중 1명 미만이 전기차를 구입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그랜저
현대차 그랜저

현대자동차의 베스트 셀링카는 그랜저가 차지했다. 그랜저는 지난해 6월 이후 반년 만에 월 판매 1위를 차지했으며, 2020년(14만5463대) 이후 3년 만에 최정상에 올랐다. 국내 시장 유일 연 10만대 이상 판매된 모델이기도 하다. 초기 다양한 품질 문제로 골머리를 앓았지만, 고급성을 강조한 디자인과 구성 등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그랜저에 이어서 포터(7만1876대), 아반떼(6만5364대)가 판매됐다.

기아 쏘렌토
기아 쏘렌토

기아의 최고 인기 모델은 쏘렌토가 꼽혔다. 현대차가 신형 싼타페를 출시하며 추격에 나섰지만, 중형 ‘SUV=쏘렌토’라는 공식을 유지하며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여유로운 공간을 가지면서 팰리세이드만큼 부담스럽지 않은 크기를 갖췄으며, 부드러운 승차감과 디자인이 강점으로 꼽힌다. 1.6리터 터보 하이브리드 모델은 현재도 1년 가까이 대기해야 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이어서 카니발(6만9857대)과 스포티지(6만9749대)가 근소한 차이로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 G80

제네시스는 G80이 브랜드 판매량을 이끌었다. 2023년 한 해 동안 4만2199대를 기록해 신차로 판매된 제네시스 3대 중 1대가 G80이었을 정도다. G80은 SUV 인기 속에서 고급 차=세단이라는 공식이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외에 GV70, GV80, G90 모두 준수한 판매량을 보여주면서 현대차그룹의 실적 견인에 힘을 보탰다.

KG 모빌리티 토레스
KG 모빌리티 토레스

KG 모빌리티는 토레스가 이끌었다. 한 해 동안 3만 4951대가 판매됐는데, 이는 기아 K5(3만 4579대) 보다도 많이 팔린 것이다. 가성비 높은 구성과 강인한 디자인을 바탕으로 KG 모빌리티의 새로운 시작에 힘을 보탰다. 이어서 렉스턴 스포츠(1만 5349대)는 꾸준한 인기로 한국 픽업트럭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

한국지엠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통해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가격이 높아 부담스러웠던 소형 SUV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시장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2023년 한 해 동안 2만 3656대를 팔아 니로(1만 6314대)와 같은 고효율 모델 판매량을 넘어섰다. 국내보다 해외에서 인기가 높은 트레일블레이저는 7521대가 팔러 KG 모빌리티 티볼리(6683대) 보다 잘 팔렸다.

르노코리아 QM6
르노코리아 QM6

르노코리아자동차는 QM6가 가장 높은 인기를 끌었다. 높은 완성도와 가성비를 앞세워 SUV 시장의 인기 모델로 손꼽힌다. 국내 LPG SUV 시장을 이끌고 있기도 하다. 소형 SUV이면서 준중형 세단 시장까지 넘보고 있는 XM3도 르노코리아자동차 판매량에 힘을 보태고 있지만 나머지 모델은 부진한 성적을 유지 중이다.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
현대차 포터2 일렉트릭

2023년 국산 차 전기차 판매 1위는 포터 EV가 차지했다. 한 해 동안 2만 5799대가 팔렸는데, 이는 한국지엠에서 가장 많이 팔린 트랙스 크로스오버(2만 3656대) 보다 많이 팔린 것이며, 기아 모닝(2만5879대)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이어서 기아 EV6 1만7227대, 현대 아이오닉 5 1만6605대, 기아 봉고 EV 1만 5148대 순이다. 현대 아이오닉 6부터 연 판매 1만대 밑인 9284대를 기록했으며, 1억원 가까이 하는 고가 전기차인 기아 EV9은 8052대가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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