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안전 시험 기관에서 ADAS 테스트를 비중 있게 다루고 있다. 충돌 안전 성능도 중요하지만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기술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재 ADAS 관련 대부분의 시험이 차량의 주행 방향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데 있다. 후진 시에도 사고 발생 가능성이 적지 않은데 여전히 크게 관심이나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 자동차 협회인 AAA(American Automobile Association)에서 인기 SUV 4종을 대상으로 후진 긴급 제동 시스템을 테스트했다. 여기에는 현대 투싼도 포함됐다. 

현대 투싼이 후진 긴급제동 테스트에서 멈추지 못하고 모형 장비와 사고를 냈다
현대 투싼이 후진 긴급제동 테스트에서 멈추지 못하고 모형 장비와 사고를 냈다

시험대에 오른 차들은 현대 투싼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마쯔다 CX-30 2.5 터보 AWD 프리미엄 플러스 패키지, 렉서스 RX 350 AWD 프리미엄, 폭스바겐 티구안 2.0 T SEL R-라인이었다. 모두 북미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들이다.

준비된 시나리오는 총 3가지. 첫 째는 후진 시 90도 방향에서 접근하는 차를 인식 후 멈춤 여부다. 후진하는 차 옆에 주차된 차를 둬 시야가 가려진 환경을 임의로 연출했다.

결과는 낙제점이었다. 시야 가림용으로 설치한 옆 주차 차로 인해 접근하는 차를 인식하지 못하고 사고를 냈다. 차를 인식해 브레이크가 작동하더라도 너무 늦은 탓에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렉서스 RX는 후진 긴급제동 시험에서 브레이크가 작동했지만 사고를 피하지는 못했다
렉서스 RX는 후진 긴급제동 시험에서 브레이크가 작동했지만 사고를 피하지는 못했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난이도를 조금 낮춰 진행했다. 90도로 후측방에서 접근하는 게 아니라 다소 여유로운 각도로 접근하는 상황이다. 더불어 사선 주차 중 후진하는 상황도 겸했다. 옆에 주차된 차가 있는 상황은 같지만, 후진 차와 접근 차의 각도가 다르기 때문에 후방 감지 센서가 인식할 수 있는 범위가 조금 더 넓어진 차이가 있다. 하지만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사고를 완벽히 막지는 못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후진 긴급 제동 테스트는 총 40회 진행됐다. 이 가운데 완벽히 사고를 피한 것은 단 한 번 뿐이었다. 사고를 막아줄 확률이 2.5%에 이르는 저조한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긴급 제동 브레이크 작동 비율은 65%였지만 너무 늦게 작동해 사고를 피하지 못했다.

마쯔다 CX-30이 어린이 모형을 발견하지 못하고 충돌하는 모습
마쯔다 CX-30이 어린이 모형을 발견하지 못하고 충돌하는 모습

마지막 세 번째 시나리오는 후진 차량 뒤에 어린이가 서있는 경우였다. 이 상황에서는 대체로 긴급 제동 시스템이 잘 작동해 차가 멈추고 사고를 피했다. 하지만 이따금 어린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추돌하는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테스트 중 사고 방지 비율은 75%로 나타나 첫 번째와 두 번째 시험 성적과 비교하면 대폭 높은 성적이지만 여전히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는 결과였다. 

이와 같은 실망스러운 결과에 대해 그렉 브래넌(Greg Brannon) AAA 디렉터는 “매우 놀랍다”고 운을 떼면서 “사실 거의 100% 작동할 것으로 기대했었다”라고 실망감을 표현했다. 이어서 “운전자는 사고를 방지해주는 기술에 전적으로 의존할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을 잘 살피고 안전운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폭스바겐 티구안이 어린이 모형을 발견하지 못하고 충돌하는 모습
폭스바겐 티구안이 어린이 모형을 발견하지 못하고 충돌하는 모습

제조사에도 일침을 날렸다. 다양한 긴급 제동 기능을 보다 현실적인 환경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개발해달라는 것이다. 그는 제조사들이 센서가 인식하기 좋은 환경에서만 테스트할 것이 아니라 “운전자, 보행자, 자전거 운전자가 최대한 안전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시나리오를 도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외에 시야를 가리는 상황에서는 최대한 천천히 후진할 것을 권했다. 센서가 감지할 시간은 물론 운전자와 상대방 운전자 모두 대처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AAA는 향후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다양한 테스트를 진행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이번 테스트가 일회성이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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