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시대로 전환되면서 자동차 제조사들이 멀티미디어 환경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충전하거나 쉬면서 영상을 시청하거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또, 전기차는 조용하기 때문에 주행하면서 음악을 즐기기도 좋다. 하지만 오디오 업체의 생각은 달랐다. 오히려 전기차를 위한 오디오 개발이 더 힘들다는 것이다. 무슨 이유일까?

메리디안 오디오 시스템
메리디안 오디오 시스템

영국 오디오업체 메리디안(Meridian)은 전기차와 내연기관 자동차의 사운드 시스템은 완전히 다르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성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 이유다.

메리디안 엔지니어에 따르면 자동차의 사운드 시스템은 소리의 특성과 디테일을 다듬기가 어렵다. 수준 높은 사운드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것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바람 소리, 타이어 소리, 노면 요철음, 차체에서 만들어내는 각종 소리 등이 함께 만들어질 뿐만 아니라 실내 생김새도 차마다 제각각이다.

오히려 내연기관 자동차의 사운드 시스템 개발은 쉽다고 입을 모았다. 엔진이 만들어내는 소리는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엔진 사운드가 차에서 만들어지는 각종 소음을 가려주는 역할도 해준다. 원한다면 노이즈캔슬링 등 기능으로 엔진 소리를 최소화할 수도 있다. 제어가 가능한 소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전기차는 다르다. 모터를 비롯해 각종 전기적 작동 소리들이 주파수대가 높고 무작위적으로 만들어진다. 일반적인 노이즈캔슬링 기능으로 관리하기 어려운 환경이다. 엔진 소리가 없으니 바람이나 노면 소음 등 요소도 신경 써야 한다. 오히려 너무 조용해지니 탑승자들이 작은 변화도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에 탑재된 메리디안 오디오 시스템
랜드로버 레인지로버 벨라에 탑재된 메리디안 오디오 시스템

물론 장점도 있다.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소음들의 주파수대역이 높다는 점은 오디오 업체 입장에서 중저음 사운드 크기를 인위적으로 키울 필요가 없다는 것을 뜻한다. 그만큼 엔지니어들은 중저음 영역 품질에 집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메리디안은 전기차 전용 인텔리-Q(Intelli-Q)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인텔리-Q는 차량의 데이터를 활용해 맞춤식으로 음향 제어 경험을 전달하는 기술이다. 주행 속도나 창문의 열리고 닫힘, 실내 온도, 탑승 인원 등의 정보를 바탕으로 음향 설정을 자동으로 바꿔줄 수 있는 것이다.

전기차용으로 개발된 인텔리-Q 기술도 마찬가지다. 창문 수와 위치 정보를 기본으로 실내에 얼마나 탑승했는지, 자동차 속도는 어느 정도인지, 노면이 얼마나 거친지까지 확인해 음향 설정을 바꿔준다. 특히 중저음 영역 튜닝을 통해 주변 소음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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