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ADAC(독일 자동차 협회)가 전기차를 대상으로 회생 제동 에너지 수준을 직접 측정했다. 제조사가 발표한 수치는 최대 회생 에너지만 의미한다는 점을 지적하기 위함이다. 제원상 숫자보다 실제 운전을 하면서 얻어지는 에너지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독일 아데아체(ADAC)가 대표 전기차를 대상으로 에너지 회수 시험을 진행했다.
독일 아데아체(ADAC)가 대표 전기차를 대상으로 에너지 회수 시험을 진행했다.

ADAC의 실험 방법은 간단하다. 내리막길에서 어느 정도로 에너지를 회수할 수 있는지 확인해 본 것이다. 시험 대상 차량은 3종이다. 저가형 모델인 다치아 스프링, 대중 전기차 테슬라 모델 Y, 고급 전기차 BMW i7을 준비해 시험을 진행했다.

내리막길이라는 환경 특성상 무거운 차가 유리했다. 무게로 인한 내려가려는 힘이 강할수록 에너지 회수도 적극적으로 이뤄졌기 때문이다. 덕분에 BMW i7은 26.27kWh를 챙겼다. 한때 55kWh로 에너지를 회수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이는 다치아 스프링의 최대 충전 속도(34kWh)를 크게 넘어서는 것이다. 테슬라 모델 Y는 17.6kWh로 준수했으며 다치아 스프링은 7.05kWh로 제한적이었다.

에너지 회수 수준을 백분율로 계산해 보면 BMW i7은 5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테슬라 모델 Y는 40%, 다치아 스프링은 35%로 뒤를 이었다. 참고로 다치아 스프링은 전기차지만 1.2톤에 불과한 가벼운 차체를 갖고 있었고, BMW i7은 다치아 스프링의 2배가 넘는 2.8톤에 육박했다. 테슬라 모델 Y도 결코 가볍지 않은 2.2톤의 무게를 가졌다.

무거울수록 내리막길 에너지 회수는 많았지만 반대로 오르막길에서는 효율이 크게 나빠졌다. 가벼운 다치아 스프링은 오르막길에서 3.8km/kWh을 소모했지만, i7은 1.6km/kWh에 불과한 저조한 효율을 보였다. 테슬라 모델 Y의 오르막길 효율도 2.0km/kWh로 저조했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이어서 주행한 종합 전비는 다치아 스프링이 10.3km/kWh로 가장 높았다. WLTP 기준 전비인 6.9km/kWh를 크게 넘어선 것이다. 이어서 테슬라 모델 Y는 6.4km/kWh를 기록했으며 BMW i7은 6.0km/kWh로 가장 낮은 전비를 기록했다.

ADAC는 또 다른 회생 에너지 테스트도 진행했다.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을 오가는 것은 일반적인 주행 상황으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평지 조건에서 회생 수준을 확인한 것이다. 시험에 이용된 전기차는 총 19종이다.

평지 조건에서 다치아 스프링의 에너지 회수는 9%에 불과해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반대로 중국의 전기차 업체 니오의 ET7은 무려 31%에 이르는 에너지 회수율을 보여주면서 1등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높은 에너지 회수 수준을 보여준 모델은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6였다. 29%라는 높은 수치를 보여주면서 한국의 전기차 기술력을 다시 확인시켜 줬다. 나머지 전기차는 대부분 20% 초반의 에너지 회수율을 기록했다. 평지 조건에서는 제조사와 관계없이 대부분 에너지 회수가 평이하게 이뤄진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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